일요일 오후 4시에 앉을 자리가 없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번화가나 대로변에 위치하지도 않았다. 평범한 중국음식점이 그렇다. 궁금증은 더욱 커진다. 서울 광장동 ‘장순루’는 조금 특별한 중국음식점이다.

   광나루역 부근 광장동에 1968년 문을 연 뒤 48년째 한자리를 지키고 있는 중국집 장순루. 개업 당시 허름하게 시작한 이 집은 세월과 함께 5층 규모의 건물까지 신축하며 제법 규모를 갖춘 중국집으로 성장했다. 이곳의 주인장은 중국 산둥성 출신 화교. 이 때문에 종업원들 가운데도 중국인들이 많아 강한 억양의 중국말을 심심찮게 들을 수 있었다. 중국 산둥山東성 출신의 대표가 본토음식을 직접 주방장에게 전수해 맛을 유지하고 있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풍기는 분위기가 영화 ‘취권’에 나오던 중국 객잔의 느낌이다. 붉은 빛 벽지와 천정에 달린 전통 중국등(燈)까지 색다르다.

   중국집의 음식 맛을 평가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메뉴는 자장면이다. 자장면이 맛있어야 기본이 됐다고 판단하는 것이 일반적 평가 기준. 고급요리들 역시 자장면을 만들기 위해 불과 기름을 다루는 방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게 짜지 않은 자장은 갓 볶아낸 느낌 그대로다. 면발 역시 너무 퍼지지 않은 쫄깃쫄깃함이 가득하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찰지지도 않다. 양파 등 각종 야채와 돼지고기를 달달볶아 버무린 짜장 소스와 쫄깃쫄깃하고 탱탱한 면발의 어울림이 좋았다. 이곳의 자장면은 고기와 양파, 양배추, 파를 넣어 볶아 다른 곳보다는 재료가 다양한 편이다. 큼지막하게 자른 양파와 파가 먹음직스러운 삼선짜장이 특히 인기다. 면이 다른 곳에 비해 부드럽게 끊어지지 않고 조금 더 쫄깃한 편.국물 맛이 매콤한 짬뽕은 건새우 등을 넣고 국물을 우려내 맛이 깔끔하면서도 진했다. 삼선짬뽕에는 쭈구미, 오징어, 새우 등의 해산물이 고루 들어가 있다.

   요리 역시 기본 이상의 맛이 있다. 매콤한 겨자 맛과 볶은 야채, 해물류가 조화를 이룬 양장피, 토마토 케찹이 들어가지 않은 탕수육도 호텔의 그것에 뒤지지 않는다. 탕수육은 돼지고기, 소고기 종류별로 있다. 바삭바삭하게 튀긴 고기에 오이, 양파, 당근 등 큼직큼직하게 썬 야채, 새콤달콤한 소스가 잘 버무려져 나왔다. 옛날 중국집 탕수육 맛 그대로다. 어떤 요리를 시켜도 정성스런 맛이 배어나온다. 친절한 종업원들의 서비스를 받다 보면음식 맛이 더해진다.  

<장순루 위치 및 정보>

  - 주소 : 서울특별시 광진구 아차산로76길 11 (광장동 325-1)  

  - 이용시간 : 11:00 ~ 22:00  

  - 주차 : 발렛주차가능  

  - 메뉴 : 자장면 5,000원 짬뽕 6,000원 요리 15,000원~

                  점심스페셜 25,000원~ 코스요리 30,000원~  

  - 전화번호 : 02-3436-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