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삼갈비(海蔘排骨). 중국음식에서 최고의 식재료 조합이다. 값비싼 말린 해삼과 돼지갈비, 버섯, 죽순 등을 함께 조리한 음식으로 그야말로 환상의 궁합이다.

   갈비를 뜻하는 파이구(排骨)는 중국인들이 둥퍼로우(東波肉)로 즐기는 삼겹살 다음으로 좋아하는 부위다. 보통 고기만 먹지않고 삶거나 쪄서 다시 다른 재료를 넣고 들들 볶아먹는데 해삼갈비는 이중에서도 가장 고급 요리에 속한다.

  원래 초류향은 수십년간 인근 회사원들로부터 칭송을 받던 맛집이다. 짬뽕과 자장면 등도 좋지만 삼선누룽지탕과 해삼갈비 등이 인기메뉴였다. 특히 몇년 전만 해도 해산갈비는 뼈 째 씹어먹을 수 있는 독특한 느낌으로 인기를 끌어왔었다. 어떻게 조리했는지 돼지 갈비뼈를 베어물고 가만히 씹으면 마치 캐러멜처럼 부서지며 존득하니 씹어 먹을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초류향을 찾아 해삼갈비를 주문했지만 예전의 그 ‘뼈째 먹는 갈비’는 아니었다. 하지만 그런 것은 중요한 것은 아니다. 결국 고기맛이 가장 핵심요소인 까닭이다.

   점심 손님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오후 2시쯤 초류향을 찾았다. 필자는 건물을 짓기 전부터 오랜 단골이다. 화상(華商)을 알리는 간판과 붉은 등에서부터 강한 자신감이 묻어난다. 해삼갈비를 주문했더니 술은 무엇으로 할 건지 묻는다. 그래 초류향은 요리가 좋아 예전부터 술 손님도 많았지. 해삼갈비를 주문했다. 개방형 주방에서 시꺼먼 팬이 춤추며 한참을 들들 볶고 하더니 드디어 해삼갈비가 김을 모락모락 피우며 나타났다.

  진하고도 부드러운 소스가 매끌매끌 묻은 해삼갈비. 보기에도 먹음직하다. 점심을 먹고 왔지만 벌써 입안에 침이 흥건히 고인다. 버섯 등 여러 채소 사이로 푸짐하니 해삼이 얹혔고 속에 큼지막한 고깃 덩어리가 뼈채 들어앉았다.

  김이 채 식지도 않은 뜨거운 갈빗대 하나를 집어 얼른 입에 넣었다. 입술로 배어물기도 전에 사르르 입에서 풀어지는 부드러운 고기. 그리고 씹으면 주룩 흘러나오는 육즙의 맛. 참 절묘하게도 소스와 어우러진다. 진한 맛의 호유(굴소스) 베이스 특제 소스가 말린 해삼과 갈비, 채소를 모두 끌어안고 균형을 잡아준다. 해삼의 매끄러운 촉감은 갈비와도 잘 맞는다. 고기와 당면을 한데 섞은 잡채가 이러한 식감을 내지만 역시 한수 위다.

   바다에서 난 해삼, 육지에서 자란 돼지의 갈비. 그리고 여전히 아삭한 채소가 한 접시에서 맛의 오케스트라를 연주한다. 지휘자는 소스.

   한국인은 보통 고기를 즐길 때 고기 한 가지만 구워먹는 것이 보통이지만 중국의 음식문화는 이처럼 다양한 재료를 궁합에 맞춰 즐긴다.

  재료맛이 아니라 훌륭한 솜씨가 깃든 요리. 그래서 옛날부터 중국음식집은 밥집이 아니라 청요릿집이라 불렀나보다.   

<계경순대국 대표 고기박사 최계경의 육도락 기행>   

<초류향 위치 및 정보>

 - 주소: 서울특별시 중구 다동길 24-10 (다동 164-2)  

 - 이용시간 : 평일 11:00 ~ 15:00 , 17:00 ~ 22:00 / 주말 11:00 ~ 21:00

             (휴무일 : 일요일 신정, 구정, 추석, 석가탄신일)

             ※ 주차불가

 - 가격정보 : 짜장면 5,500원 / 굴짬뽕 8,000원 / 마파두부밥 8,000원

                       해파리냉채 S 19,000원 / 마늘새우10마리 39,000원

               동파육 S 25,000원 / 사천탕수육 M 28,000원  

 - 홈페이지 : http://choryuhyang.fordining.kr/

 - 전화번호 : 02-775-26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