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중심인 광화문 한복판에 이런 집이 있다는 것을 나이 오십을 훨씬 넘겨서 겨우 알았다. 이름은 콩두. 얼핏 두부전문점이나 청국장처럼 생각되는 이름이지만 사실 다양한 한식을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해 내놓는 레스토랑이다.

   나주곰탕이며 꽃게장, 보쌈, 심지어 녹찻물에 만 보리굴비 밥까지 그야말로 지방의 맛난 먹거리를 서울에서 아주 정갈하고 고급스럽게 낸다. 특히 ‘스테이크’가 아니라 쇠고기 구이란 이름으로 유명한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뛰어넘는 맛을 낸다길래 이집을 찾았다.

  오랜만에 덕수궁 돌담길을 걸었다. 그것도 왁자지껄한 정동길이 아니라 새문안 교회 건너편으로 호젓한 분위기 속 돌담길을 따라 콩두를 찾아갔다.

  통유리에 흰벽, 검은 쇠기둥으로 지은 레스토랑일 줄 알았는데, 언덕길 위엔 위풍당당한 한옥고택이 기다리고 있었다. 분위기부터 마음에 단단히 든다. 안으로 들어가면 미술관이나 박물관이래도 좋을만큼 모던한 분위기다. 자연채광의 밝은 분위기에 동서고금의 좋은 장점을 모두 가져와 절제되면서도 아늑한 분위기를 낸다.

   콩두는 점심엔 코스 요리를 한다. 속에서부터 호기심이 터져나와 무려 3가지 메뉴를 모두 주문했다. 나주곰탕과 연잎흑돼지보쌈, 쇠고기 등심구이를 골라서 주문했다. 처음에 나오는 타락죽과 샐러드 등 전채야 모두 비슷하지만 다양한 메인요리를 고를 수 있다. 다채로운 반찬을 스스로 골라먹을 수 있는 한식의 장점을 살려 반상요리로 제공된다.

  연잎 흑돼지보쌈은 말 그대로 커다란 연잎에 흑돼지 목살을 넣고 쪄낸 음식이다. 달큰하면서도 깊은 맛이 배 든 김치와 제철 굴을 곁들였다. 하나씩 먹어도 깔끔한 맛이 좋고 곁들여 먹으니 그 조화로움이 가히 환상적이다. 김치는 짜지 않고 아삭한 맛이 살아있다. 고기는 부드럽고도 쫄깃하니 씹는 맛이 좋다. 눅진한 지방 맛은 그 감촉이 크리미하기 하다.

   쇠고기 등심구이에는 흑마늘을 구워 올리고 씨간장으로 만든 특제 소스를 곁들였다. 마치 일본 고베 ‘스테키’집에서 간장 소스로 고기맛을 살리듯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보통 레드와인과 육수로 만든 양식 소스는 아무래도 달게 마련인데, 씨간장 소스는 콩 특유의 연한 단맛 이외에는 고소한 맛으로 전체적인 맛을 지휘한다.

   한점 입에 넣었더니 곧 부드러운 고기 속살에서 육즙이 터져나온다. 입안에 황홀해서 어쩔 줄 모른다. 왜 전통 장류가 우리네 육도락에 걸맞는 줄, 또 왜 이집 이름이 콩두인 줄 이제서야 알겠다.  

<고기박사 최계락의 육도락기행>

<콩두 위치 및 정보>

 - 주소 : 서울 중구 덕수궁길 116-1 (정동 1-54)  

 - 이용시간 : 11:30 ~ 22:00 (휴식 15:00 ~ 17:30)  

 - 메뉴 : 햇빛 디너 79,800원 / 물빛 디너 115,800원 / 보리굴비정식 28,000원 등

 - 주차 : 발렛 주차

 - 홈페이지 : http://congdu.com/main/ko/

 - 전화번호 : 02-722-7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