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대한항공회장 면담 요청키로 지난해 말 항공권 발권 수수료 인하 발표이후, 100여 일간 생존권을 담보로 한 사투는 결국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한 채 4월1일부로 수수료 7%시대를 맞이하게 됐다.

 

그동안 여행업계는 수차례에 걸쳐 해당 항공사들과 물밑협상을 통해 절충안을 마련해 보려 했으나, 큰 소득이 없었다. 끝내 길거리 시위로까지 확산됐지만, 양사(해당항공사, 여행사)간 갈등의 골만 더욱 깊어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그렇다면 이제 칼을 빼든 여행업계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 지난 4일 여행사를 대표해 마련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비장한 각오로 투쟁수위를 한단계 높였다. 수수료문제를 그동한 수십차례 제안, 서로 절충안을 찾아보려 했으나 전혀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것은 최종결정권자의 굳은 의지때문으로 분석하고 조만간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에게 면담을 요청키로 한 것.

 

비대위는 지난달 25일 시위가 있기전, 이미 이같은 시나리오를 짠바 있지만 의견충돌만 한 채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었다. 그러나 이제 7%수수료가 시행된 상황에서, 비대위측은 이날 회의를 통해 신중목 한국관광협회 중앙회회장과 정우식 한국일반여행업협회 회장을 업계 공동대표로 해서 조만간 조회장에게 수수료문제를 논의키위해 공식 면담을 요청키로 했다.

 

특히 이날 회의에서 비대위는 일단 7%수수료가 시행됐지만 여행업계의 요구조건이 수용될때까지 지속적인 노력을 경주키로 했다. 이 노력의 일환으로 이번 양측 회장간의 면담도 추진키로 한 것이다. 비대위측은 또 지난달 25일 시위등을 통해 여행사들도 뭔가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은 항공사들이 의식하고 있음을 감안, 업계 발전을 위한 노력들을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지금까지 일반여행업과 국외여행업으로 분리돼 있으면서 한가족내에서도 의견충돌이 심했다고 보고 업계가 단일화되는 방향으로 단결력을 높여나가기로 했다. 이러한 결집력으로 여행업계의 현안과제로 알려져 있는 △서비스 차지 부과 △ACM/ADM 부과 완화 △유류할증료 대행수수료 지급 등 업계 공동의 이익에 우선하는 문제부터 하나 하나씩 해결해 나가기로 했다.

 

이번 회의에서 얻은 소득중 하나는 단일협회로 일원화하는 길을 모색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비대위는 일반여행업과 국외여행업 등으로 양분돼 있어 서로의 입장차이가 컸다. 시위이후에도 일반여행업측은 더 이상 항공사를 자극하는 강경 시위로는 득이 될 것이 없다고 보고, 제3의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국외여행업측은 이미 엎질러진 물이기 때문에 지난 첫 시위보다 더 강경하게 나가야 하며, 과거 대리점계약서 등을 들춰 법에 호소하자는 의견을 내놓는 등 분열양상을 보였다.

 

이뿐 아니라, 비대위가 처음 결성될 당시에도 일반여행업 측에서는 어차피 9%환원이 불가능하다고 보고 실리를 찾자고 주장한 반면, 국외측은 무조건 9%로 되돌리는데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고 맞섰다. 결국 이러한 분열로 인해 시간만 흘러가는 꼴이 됐고 지난 길거리 시위이후 이제는 7%를 얼마나 오랫동안 이어가느냐를 놓고 협상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있어 큰 손실을 보고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아무튼 수수료 분쟁은 이제 양측 회담이 성사되느냐, 성사될 경우 어떠한 결론을 내리느냐의 급박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어 여전히 한치앞을 예측할 수 없는 분위기로 가고 있다.